윤성경 변호사가 전해 주는 Real Life 속 법률 이야기!

Real 라이프 2014. 1. 23. 15:38

 

딱딱한 용어와 방대한 법조문의 양 때문에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 사실 법이란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우리는 Real Life곳곳에서 법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접하고 법 안에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지금 서초 법조타운에서 가장 뜨고 있는 미모의 윤성경 변호사가 생활 속 법률을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몇 해 전 드라마에서 “이제 너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하겠어”라는 대사를 들었다어떤 드라마였는지어떤 상황에서 나온 대사인지조차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밥을 먹고 있다가 밥알을 뿜을 뻔할 정도였으니 꽤 충격적이었나 보다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드라마였고청춘 남녀가 나오는 드라마였는데도 불구하고변호사이자 여성인 내가 듣기에는 매우 가부장적 느낌이 팍팍 풍기는 대사였기 때문이다.  

법적인 관점에서 소유권이라 함은 소유물에 대한 사용수익 및 처분권을 포함한 권리를 가리키는 말이다위 대사가 나에게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마치 물건이 아닌 사람을 소유물로 생각한다는 것처럼 느껴져서 이다사람은 누구나 자유의지를 가진 독립된 인격체인데그러한 사람을 스스로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상대방의 자유의지를 인정치 않겠다는 생각얼마나 오만한 생각인가?

그러나 드라마 남주인공이 그랬듯 많은 사람들은 사랑을 소유라고 착각하고나아가 소유욕이 사랑의 본질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사랑하니까 그런 거야"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 하며상대방에 대한 집착을 합리화하기 위한 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종전 대법원 입장도 이와 다르지 않게결혼하였다면 여성의 정조는 남편에게 소유된다고 보았다형법 제297조 강간죄는 ‘부녀를 강간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혼인한 부부간에는 동거의 의무가 있고 동거의무에는 성관계를 할 의무까지도 있으므로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하더라도 강간죄로 처벌하지 못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부녀’에 자신의 아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2013년 대법원은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는 부부간 아내에 대하여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한 남편을 강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종전 입장을 변경하였다.

그 이유는대법원은 아무리 부부 사이에 민법상의 동거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거기에 폭행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성관계를 참을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강간 여부는 폭행협박이 부녀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였는지가 엄격하게 판단된다), 개개인은 성행위 여부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는데결혼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포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부부간에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변경한 것이다.

1995년 형법이 개정되면서 강간죄를 담고 있는 조항의 제목을 ‘정조에 관한 죄’에서 ‘강간과 추행의 죄’로 바꾸었는데강간죄가 보호하려는 것이 현재 또는 장래의 배우자인 남성을 전제로 그 남성이 소유한 ‘여성의 정조’ 또는 ‘성적 순결’이 아니라자유롭고 독립된 개인으로서 여성이 가지는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였다고 볼 수 있다.

더이상 과거와 같이 ‘여성의 성’이 현재 또는 장래 배우자인 남성의 소유물이 아니라여성 자신이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다는 당연한 권리를 법에도 반영하였다고 생각된다.


사람은 소유물이 아니다혼인 여부를 떠나사람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뿐만 아니라 신체감정의지를 포함하여타인을 소유할 수 없다상대방을 소유하려는 순간부터 그 감정은 사랑을 벗어나 극단으로 치닫는다. (<사랑과 전쟁>의 단골 주제 아닌가?)

드라마로 돌아가위와 같은 대사를 들은 여자라면세차게 남자주인공의 뺨을 갈기며 "소유는 사랑이 아니야!" 라고 쏘아붙였어야 하는 것 아닐까?


* Real Life Sharing에 기고된 글의 내용은 AIA생명의 입장 또는 의견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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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ariomrens 2014.02.06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연한 말입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이성에 대한 소유욕을 가진 남성의 수는 줄고 여성의 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직장내의 성희롱이나 송추행 사건도 여성에 의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권이 많이 신장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남녀평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인지 아니면 남성의 권위주의가 많이 사라진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2. 박소희 2014.02.06 1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 진짜 멋있다!!!

  3. 박소희 2014.02.06 1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 진짜 멋있다!!!

  4. 황재현 2014.02.06 1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윤변호사님 글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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